누리과정 등 대통력 핵심 공약 무산… 인문학 지원도 당초 2000억원에서 344억원


정부가 내년도 교육부 예산으로 올해보다 4.45% 증액한 55조7299억원을 편성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고교 무상교육과 누리과정은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4월 인문학 진흥을 위해 대학에 지원하겠다던 2000억원도 344억원으로 줄었다.

교육부가 10일 발표한 ‘2016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교육부 예산은 지난해 53조 3538억원에서 2조3761억원 증액(4.45%)한 55조7299억원이다. 교육부는 고등교육개혁과 대학 재정지원 등 국정과제 추진 등을 목표로 하며 고등교육 부문에 역점을 뒀다. 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PRIME),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ACE),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육성 등 주요 사업에 올해보다 2.8%(2499억원) 늘어난 9조2322억원이 편성됐다.

대학이 사회수요에 맞게 학과개편·정원조정을 추진하도록 지원하는 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PRIME)사업에는 2362억원이 편성됐다. 우수 대학원생의 안정적 학업 여건 조성과 대학 교수의 연구경쟁 풍토 조성을 위한 BK21 플러스 사업에 2725억 원, 지역 기반 특성화 지원으로 대학이 창조경제의 구심점이 될 수 있도록 대학특성화사업(CK)에 2467억 원을 배정했다. 다만 2016년 중간평가(2015년에 지원한 107개 대학 341개 사업단 대상)를 거쳐 성과가 미흡한 사업단은 탈락하고, 신규 사업단이 선정된다.

산학협력친화형 대학교육을 지원하는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LINC)사업에도 2468억원이 지원된다. 대학 수와 사업단 수는 올해와 동일한 87개 대학, 20개 사업단이다.

온라인 공개 강좌(K-MOOC) 운영에는 35억원이 배정된다. 대학이 보유한 우수한 강의를 온라인을 통해 공개, 모든 국민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 ‘K-MOOC’는 내달 10월 서울대 등 10개 대학 총 27개 강좌 시범서비스를 시작으로 2016년 공개강좌 수를 점차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대학 인문역량강화사업(CORE)에는 344억원이 편성됐다. 국가 기반이 되는 인문학 진흥을 위해 마련된 예산이지만, 지난 4월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인문학 진흥을 위해 지원 의사를 밝힌 2000억원보다 턱없이 적은 액수다.

이 외에도 대학구조개혁 관련 예산에 72억원을 배정해 구조개혁 평가 결과에 따른 컨설팅 등이 이뤄지도록 했고, 학술․연구 지원 사업에 6168억원을 편성하면서 연구자의 창의적 연구 활동과 대학의 연구역량 강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고교 무상교육은 올해에 이어 내년도 예산안에서도 빠졌다. 당초 교육부는 2461억원을 책정했으나 기획재정부에서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과정 역시 예산 편성에서 제외되면서 지금처럼 시·도교육청에서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청들의 지방채 발행이 불가피해지면서 한 도 교육감은 “대통령 공약인 누리과정은 정부가 의무적으로 편성해야 하는데 시·도교육청에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고 반발했다. 고교 무상교육과 누리과정은 대통령의 교육 분야 핵심 공약이었다.

한편 △평생·직업교육, 국제 부문 △유아 및 초중등교육 부문에도 예산이 올해 대비 각각 3.3%, 4.7% 증액됐다. 평생·직업교육, 국제 부문에는 평생교육 단과대학 육성사업 300억원, 재외동포교육 운영지원 727억원 등 5890억원이 편성됐고, 유아 및 초중등교육 부문에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41조2716억원 등 41조4423억원이 배정됐다. 2015년 대비 1조8449억 증가로 내년도 교육부 예산안 중 증액폭이 가장 크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예산안 발표와 관련해 “2016년 주요 정책과제 이행 등을 위한 지출 소요 증가에 대비, 사업수 총량 관리제 등 재정 효율화를 위해 적극 노력했음을 밝히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