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2016 연세대 수시 논술고사 출제 경향 분석]
지난 3일 올해 논술 실시 대학 중 가장 먼저 실시된 2016학년도 연세대 수시모집 논술고사는 인문, 자연, 사회계열 모두 전년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교과 과정 내 문항 출제를 준수했고, 지문도 이해하기에 어렵지 않은 수준이라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가 낮았을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다양한 비교 분석이 쉽지 않아 답안 작성에서 변별력이 갈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김명찬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연구소장과 함께 올해 연세대 논술고사 출제 경향을 짚어봤다.
◇총평
자연계열 논술은 전년보다 쉽게 출제돼 전년대비 합격선이 10점 내외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인문/사회계열은 수험생 체감 난도는 낮았으나, 실제 답안 작성 시 다양한 비교 분석이 쉽지 않아 이 부분에서 변별력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교과 과정 내 출제로, 지문 이해가 쉬웠고 논제의 요구사항이 예전에 비해 명확해져 체감 난도는 낮았을 것이다.
변별력은 답안 작성에서 논리적 전개나 창의적인 사고력, 자세한 풀이과정 서술능력이 가를 것으로 보인다. 자연계열의 경우 수능과 비슷한 내용과 유형의 문제가 출제돼 평소 수능 준비를 착실히 한 학생이라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다. 특히 화학의 경우, II과목 내용이 많이 출제돼 II과목을 학습한 학생들에게 유리했을 것이다.
◇인문
오후 4시 30분부터 6시 30분까지 120분 동안 제시문 4개를 읽고 논제 2문제를 각 1000자 이내로 작성하도록 한 인문계열 논술은 제시문의 경우 예년에 비해 쉽게 출제됐다. 그러나 제시문 논점이 간략하고 뚜렷해 연세대에서 평소에 요구하는 다각적 비교 분석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연세대 논술 인문계열은 문과대학, 신학대학, 교육학부에서 실시한다.
제시문은 예술적 성취와 관련된 지문이 (가), (나), (다)로 제시됐다. (라)는 예술적 성취도와 관련해 20세까지의 누적연습시간이 음악연주자의 현재 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 결과가 제시됐다. (라)에서는 음악연주자들을 수준별로 나눠 20세까지의 누적 연습량을 보여줬다. 연주자들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 단독 연주를 할 수 있는 수준, 유명 관현악단의 연주자, 중등학교의 음악교사, 동호회 연주자 등으로 수준을 세분했다.
제시문 (가)는 이청준의 ‘줄’로 허노인이 운에게 줄타기 가르치면서 아직 부족하다고 평하는 장면이 제시됐고, 제시문(나)는 과학은 교육을 통해 성취가 가능하나, 시와 같은 예술 영역은 선천적인 재능에 의해 성취가 좌우된다는 내용을 제시했다.
제시문(다)는 모차르트는 자신의 타고난 재능, 부모의 영향, 주변 상황 등 다양한 측면의 영향에 의해 훌륭한 연주가가 될 수 있었다는 내용이 주어졌다.
논제1은 예술적 성취에 대한 (가), (나), (다) 3가지 관점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설명하는 비교 분석하는 문제이며, 논제2는 제시문(라)에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제시문 (가), (나), (다)의 논제를 평가하는 문제다. 답은 한 줄 당 35글자를 적을 수 있는 원고지 형태로 작성해야 했다.
6시 30분 인문계열 시험 종료 직후 현장에서 수험생 178명 긴급 체감 난도 출구조사 결과에서는 전년도 대비 쉽다는 반응이 55.1%, 비슷하다는 의견이 38.2%였다. 어렵다는 반응은 6.7%였다.
제시문의 난도는 예년에 비해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나, 제시문의 논점이 간략하고 뚜렷해 연세대에서 평소에 요구하는 다각적 비교 분석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들의 체감 난도는 높지 않지만, 경쟁률이 높은 만큼 다른 학생들과 차별되는 지점을 찾아내 합격권 답안을 작성하는 학생들이 많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 간 점수 편차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돼, 실질반영률이 매우 낮은 내신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세대 인문계열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사회 계열과 동일한 국, 수, 영, 탐 4개 영역 등급합 6으로 타 대학 논술전형 인문 계열과 비교 시 가장 높다.
◇자연
수학, 과학 모두 고교 교육과정에서 벗어나지 않고 전년에 비해 쉽게 출제됐다. 그러나 수학, 과학 2등급대 학생들은 다소 어려움을 느꼈을 수 있다. 금년 의학계열 합격선이 전년 80점대에서 90점대로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150분간 수학 8문제, 물리 4문제, 화학 5문제, 생명과학 4문제, 지구과학 4문제를 풀어야 했으며 수학은 큰 문제로는 2문제였지만 각각 4개의 소문제가 출제돼 8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과학은 크게 1문제였지만 소문제가 물리, 생명과학, 지구과학은 4개의 소문제가, 화학은 5개의 소문제가 출제됐다.
과학탐구는 4개 과목 중 수험생이 1과목을 사전 선택해 응시할 수 있었다.
수학은 집합과 함수, 공간도형과 정사영에서 출제됐고, 물리는 역학, 전자기 등에서, 화학은 용액의 총괄성, 중화반응 등에서, 생명과학은 유전공학에서, 지구과학은 해양과 지각변동 등에서 출제됐다.
수학은 전년에 비해 쉽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고,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도 대체로 전년에 비해 쉽게 출제됐다.
11시 자연계열 시험 종료 직후 현장에서 수험생 300명 긴급 체감 난도 출구조사 결과에서도 수학은 76.9%가 전년대비 쉽다는 반응이었다.
물리는 전년보다 쉽다는 반응이 40.0%. 비슷하다가 36.0%, 어렵다가 24.0%였고, 화학은 전년과 비교 시 쉽다는 반응이 40.7%, 비슷하다는 반응이 40.7%, 반면 어렵다는 반응은 18.5%로 나타나 비교적 전년 수준에 비해서 쉽거나 비슷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생명과학은 전년과 비교시 쉽다는 반응이 27.3%, 비슷하다는 반응이 69.7%, 반면 어렵다는 반응은 3.0%였다. 지구과학도 80%가 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대체적으로 수학, 과학 모두 수능 수준에서 충분히 학습했다면 무난한 수준이었으며, 고교 과정을 벗어난 문제 역시 출제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세대 자연계열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국수영탐 4개 영역 등급 합 7이며 수학, 과학은 등급 합 4이내여야 한다. 대체적으로 전년도에 비해서 쉽다는 반응이었지만 실제 체감은 수학, 과학 2등급이내 학생들이라면 다소 어려움을 느끼는 수준으로 풀이해야 한다. 전년에 비해 쉽게 출제됐기 때문에 전년도 의학계열 합격선이 80점대였다면 금년에는 90점대로 크게 상승할 것이다. 공대도 전년 70점대에서 금년에는 80점대로 오를 것이다.
◇사회
제시문이 전년에 비해 다소 평이하게 출제되고, EBS 지문이 일부 출제돼 전년대비 체감 난도는 쉽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러나 제시문에 문학과 관련된 지문이 2개 제시돼 심층적 이해가 필요하고 제시문에 제공된 정보량이 많지 않아 다양한 분석이 쉽지 않았다. 역시 변별력은 이 부분에서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120분 동안 제시문 4개를 읽고 논제 2문제를 각 1000자 이내로 작성하도록 출제된 연세대 논술 사회계열은 상경대, 경영대, 사회과학대, 생활과학대 인문계열에서 실시됐다.
제시문은 진정성 있는 사람과 관련한 지문이 (가), (나), (다)로 제시됐고, (라)에서는 상황 변화에 따른 인간의 양상에 대한 실험과 관련된 도표 2개가 제시됐다.
(라)에서 제시된 도표에서는 신문의 기부자 명단의 공개전과 후의 기부횟수 차이, CCTV 설치전과 후의 신호위반 횟수를 보여줬다.
제시문 (가)는 EBS 영어 수능 특강(테스트 3의 7번문제로 진정성의 중요성에 관한 내용)의 해석본과 셰익스피어의 햄릿 대사(진정성과 관련된 내용)를 인용해 제시했고, 제시문 (다)는 춘추좌씨전에 나오는 화이부실에 대한 고사관련 지문이 제시됐다.
논제1은 진정성 있는 사람에 대한 (가), (나), (다) 3가지 관점의 차이를 설명하는 비교 요약 문제였으며 논제2는 제시문(라)에 있는 그래프의 특징을 분석하고 제시문 (가), (나), (다)과 관련해 해석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3시 사회계열 시험 종료 직후 현장에서 수험생 240명을 대상으로 체감 난도를 묻자 전년도 대비 쉽다는 반응이 44.2%, 비슷하다는 의견이 38.3%였지만 어렵다는 반응은 17.5%였다.
제시문과 도표에 대한 이해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으나, 작년의 출제 경향과 달리 제시문에 문학적 내용이 다수 포함돼 실제 답안 작성에는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연세대 사회계열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국, 수, 영, 탐 4개 영역 등급 합 6으로 타 대학 논술전형 인문 계열과 비교 시 가장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