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진학'보다 '취업'에 대한 관심이 높은 요즘, 마이스터고를 주목하는 학생·학부모가 크게 느는 추세다. 2013·2014년 마이스터고 취업률이 평균 90%를 웃돌 정도로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개교하는 대구 달성정보고와 서울도시과학기술고를 포함해 43개교가 올해 신입생을 모집한다. 마이스터고가 높은 취업률을 보이며 선전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산학협력으로 기업 맞춤형 인재 양성

마이스터고의 핵심은 '산업 수요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이다. 전공 분야 기업과 MOU를 맺어 커리큘럼 개발부터 실제 수업까지 모든 과정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특히 취업 약정을 맺은 기업들은 재학생을 미리 선발해 맞춤형으로 교육하기도 한다. 서울 미림여자정보과학고 3학년인 홍유진양은 1학년 때 삼성전자 입사가 결정돼 방학마다 삼성전자에서 인턴십 과정을 밟았다. 홍양은 "실제로 인턴십을 나가 일할 때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전부 활용돼 놀랐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미림여자정보과학고는 KTds, 삼성SDS 등과 산학협력을 맺었으며, 전공 관련 기업을 교내에 유치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산학협력 겸임교사 파견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 학교 3학년 김경미양은 '실무 교육'이 마음에 들어 경북 구미에서 서울로 '유학'을 왔다. 김양은 "실습 환경이 좋은 데다 실제로 기업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이 앱 제작 등 전공 수업을 진행하는 점이 마음에 든다"고 강조했다.

광주자동화설비공업고(광주광역시 광산구)는 방과후수업에서 산업체 맞춤형 교육을 진행한다. 문석만 마이스터부장은 "예컨대 한화케미컬에 취업이 확정된 학생이 있다면, 회사가 요구하는 교육과정을 방과후수업에 개설해 맞춤형으로 가르친다"고 설명했다. 광주자동화설비공업고는 '해외 교육'도 진행 중이다. 교육부가 마이스터고 3학년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글로벌 현장학습' 외에도 학교 자체적으로 독일 기업과 협정을 맺어 '독일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문 부장은 "매년 2학년 학생 12명 내외를 독일 현장학습에 보내는데, 이것이 취업으로도 이어져 3명이 독일 기업에 입사했다"고 전했다.

◇전공 동아리 활성화… 재학생 실력 향상

항공·조선기계 분야 마이스터고인 삼천포공업고(경남 사천)는 전국기능경기대회를 준비하는 12개 전공 동아리를 운영해 재학생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작년 10월 열린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당시 3학년이던 박준오(19)군이 폴리메카닉스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박군은 지난 8월 17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철성 마이스터운영부장은 "최고의 '기술 명장'을 배출하고자 노력한다"며 "수업 교재도 전부 산업체 의견을 반영해 학교가 자체 제작했다"고 전했다.

마이스터고는 취업률 못지않게 '유지취업률(졸업자가 일정 기간 후에도 같은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는지 조사한 지표)'을 중요하게 여긴다. '취업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구미전자공업고(경북 구미)는 지난 2월 졸업한 3기 졸업생의 유지취업률이 97.8%에 이른다. 1·2기는 모두 98%를 유지하고 있다. 최창원 마이스터부장은 "졸업생 75~80%가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입사해 취업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매년 (전체 240명 중) 130~150명이 삼성·LG에 입사할 정도"라고 자랑했다. "취업한 졸업생의 업무 내용까지 파악해 실무 능력을 키워주고자 노력해요. 또 교사들도 방학마다 기업에 현장 연수를 나가 배운 내용을 교육에 반영하죠."

한편 미림여자정보과학고는 '10년 케어(care)'를 목표로 하는 멘토링 시스템을 구축했다. 입학생이 진정한 마이스터가 될 때까지 10년(재학 중 3년, 취업 후 3년, 취업 후 진학 4년) 간 학교가 진로와 경력을 관리해 준다는 의미다. 장병갑 교장은 "모든 교사가 매년 졸업생 3명씩을 맡아 근무 현황 등을 철저하게 모니터링하고 멘토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달 말 원서 접수… 적성 고려해야

전국 마이스터고는 오는 10월 26일부터 원서를 받는다(공군항공과학고 제외). 선발 방법은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1단계에서 교과(내신)성적과 비교과(출결·봉사)로 1.2~3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심층면접, 인·적성검사(혹은 직업소양평가) 등을 치른 뒤 1단계 성적과 종합해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마이스터고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합격자 내신성적도 높아지는 추세다. 최창원 구미전자공업고 마이스터부장은 "우리 학교만 해도 합격자 내신 평균이 상위 14~15%에 이를 만큼 우수 학생이 많이 몰린다"며 "마이스터고는 취업과 직결되는 만큼 해당 분야에 적성과 흥미를 가진 학생이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철성 삼천포공업고 마이스터운영부장 역시 "(내신만으로 합격자를 결정하진 않지만) 지난해 입시 결과로 보면, 내신 상위 40% 내에 들어야 1단계를 통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심층면접에서는 주로 지원 동기, 마이스터고에 대한 이해도, 미래 진로 및 학업 계획, 인성·태도 등을 평가한다. 특히 기업 인사부장 등 산업체 실무진이 면접관으로 참여해 ▲해당 전공 분야 이해도 ▲조직 적응력(태도·인성) 등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출처: 조선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