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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껏 보고 느끼며 큰 아이, 공부도 잘할까?

맘껏 보고 느끼며 큰 아이, 공부도 잘할까?

지나친 체험학습은 위험?
경험 풍부해도 목표·꿈 못 찾으면 '꽝'
자신감 키우며 제때 '공부습관' 잡아줘야

초등생 자녀의 교육에서 체험학습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책에서만 보던 것을 직접 눈으로 보고, 만지고, 느끼며 살아 있는 배움을 얻을 수 있어서다. '초등학생 때는 많이 놀고 경험하는 것이 가장 좋은 공부'라는 말은 이미 대다수 엄마가 알고, 실천하는 가정도 많아졌다. 하지만 체험학습을 강조하다가 아이가 자라면서 고민이 생긴 엄마들도 있다. 중·고교에 진학한 아이들의 성적이나 학습태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다. 나름의 교육신념으로 체험학습과 놀이를 강조했던 이들은 어떤 점에서 후회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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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학습만 강조하다가 아이가 자라면서 고민하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 중·고교에 진학한 아이들의 성적이나 학습태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다. 이들은 "체험학습으로 얻은 장점이 많지만, 제때 공부습관을 잡아주지 못한 것은 후회된다"고 말한다. 사진:조선일보 DB, 구몬학습 제공.
체험학습에만 몰두, 학습에 신경 못쓴 것 후회

고1 자녀를 둔 김순영(가명·44)씨는 주변 엄마들 사이에서 체험학습의 달인으로 불린다. 아이가 유치원생일 때부터 체험학습하러 다니며 쌓은 노하우 덕분이다. 자녀교육 카페에서도 체험학습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고, 조언도 많이 했다. 하지만 요즘은 조언하면서도 마음 한쪽이 불안하다. '내 교육법이 과연 옳았을까'라는 고민 때문이다. 김씨는 "마음껏 놀게 하고, 체험학습하러 다닌 것은 정서교육에는 분명히 도움이 됐지만, 고등학교에 보내보니 학습이나 입시에 너무 손을 놨던 것이 잘못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하면, 아이가 그 안에서 스스로 배우면서 공부 욕심도 저절로 가질 줄 알았어요. 경험을 통해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를 찾고, 꿈도 가질 거라고 기대했죠. 하지만 고1인 지금도 아이는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없대요. 이제 고2가 되니 목표를 정하고 그에 맞춰 입시 준비를 해야 할 텐데, 별다른 꿈이 없다고 하니 엄마 속만 타들어가죠. 게다가 아이가 알아서 공부하길 기다렸기 때문에 중학교 때까지는 성적에도 신경 쓰지 않았는데, 고등학교는 중학교와 분위기가 전혀 달랐어요. 선행학습을 한 아이도 많고, 내신 경쟁도 치열하고, 성적 올리기가 쉽지 않더군요. 공부습관을 잡지 못한 아이는 고1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어요."

중3 자녀를 둔 한은영(46)씨도 이와 비슷한 고민을 했다. 아이가 초등학생일 때는 주말마다 열정적으로 체험학습을 하러 다녔다. 인터넷, 신문 등에서 좋은 체험학습 정보를 발견하면, 이를 스크랩해 뒀다가 아이와 함께 가봤다. 중학교에 가서도 이런 생활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중학교 성적은 대입에 반영되지 않으니, 별로 걱정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중학교 2학년이 지날 무렵, 아이가 갑자기 과학고 이야기를 꺼냈다. 아이가 과학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특목고에 보낼 생각이 전혀 없었던 한씨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입시 준비는커녕 중학교 내신조차 관리가 안 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한씨는 "아이가 과학고에 진학한 선배 이야기를 듣고, 과학고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모양이다. 아이에게 포기하라고 말할 수는 없어서 급하게 입시 준비를 했지만, 결국 불합격했다. 조금 더 일찍 학습에 신경 썼더라면, 아이 바람대로 과학고에 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고1 자녀를 둔 이윤희(45)씨는 올해 고3처럼 공부했다. 중학교 때까지 그녀가 아이에게 강조한 것은 단 두 가지, 독서와 체험학습이었다. 하지만 아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태평하던 이씨의 마음도 달라졌다. 무엇보다 아이 자신이 달라진 공부환경에 적응을 하지 못했다. 이씨는 고1 내내 아이와 공부습관을 잡느라 진땀을 뺐다. "고1 첫 시험부터 기대 이하의 성적을 받으니 아이가 자신감을 잃어 더욱 힘들었다. 독서와 체험학습이 아이의 사고력이나 언어능력 등은 키워주지만, 공부습관을 잡아주거나 학교성적을 올려주지는 않는다"고 했다.


중학교 때부터는 공부습관 잡아줘야

고2 아들을 둔 정민수(46)씨 역시 초등학생 때는 아이가 마음껏 놀게 하고, 체험학습을 자주 다녔다. 하지만 앞선 사례와 달리 정씨의 아들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최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한다. 공부습관을 제때 잡아준 덕분이다. 정씨는 "중학교에 올라가니 문제점이 바로 나타났다. 첫 시험에서 평균 성적이 50~60점대로 나왔다. 지금 공부습관을 잡아야 고등학교까지 수월하게 공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어릴 때 많이 놀고 체험학습하러 다닌 것에는 분명히 장점이 있어요. 공부나 학원에 치인 적이 없기 때문에 거부감이 적고, 부모와의 사이도 좋다는 거예요. 지금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면, 이를 잔소리로 여기지 않고 잘 받아들이죠. 그렇다고 해서, 갑자기 학원에 보내는 식으로 강도 높은 공부를 시키는 것은 좋지 않아요. 지금까지 했던 대로 엄마가 함께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 수준에 맞는 문제집을 사서 '하루 10문제 풀기' 등을 실천해 보세요. 어려운 문제는 함께 풀이법을 연구하고, '엄마는 못 푼 문제를 풀었네? 어떻게 풀었는지 알려줄래?'라는 식으로 자신감을 키워주면서 공부습관을 잡아주세요."

 

출처: 조선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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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15-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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