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영어원서 60권 '술술'… 자기들도 놀라요
[2] 포항이동中의 영어수업
전교생 수준별로 원서읽혀… 근처 외국인학생 재능기부, 원어민과 생존영어 수업도
91%가 영어성적 보통이상 "글로벌 인재로 키워낼 것"
'탁탁. 탁탁탁탁탁.'
지난 10일 오후 경북 포항시 포항이동중학교 3층 컴퓨터실. 이 학교 2학년 12반 학생 30여 명이 빨려 들어갈 듯한 표정으로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렸다. 언뜻 정보 시간쯤으로 보이는 이 수업은 이 학교 정규 영어 수업. 학생 개개인이 온라인 레벨 테스트를 거쳐 수준에 맞는 영어 소설 등을 전자책으로 읽고 어휘·듣기·철자 문제를 풀어 '독서 포인트(점수)'를 따는 '전교생 영어 독서(Readers Leaders)' 활동 중이다.
이 학급 정지우(14)양은 올 한 해만 영어 원서 127권을 읽어 2학년에서 가장 많은 포인트(1564점)를 땄다. 정양은 "처음부터 재밌었다면 거짓말이고 학교에서 하라 하니 어쩔 수 없이 시작했다"며 "그런데 이젠 영어 책 읽는 게 너무 재미있어 집에 가서도 계속 영어 책만 읽는다"고 했다.
지난 10일 오후 경북 포항시 포항이동중학교 3층 컴퓨터실. 이 학교 2학년 12반 학생 30여 명이 빨려 들어갈 듯한 표정으로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렸다. 언뜻 정보 시간쯤으로 보이는 이 수업은 이 학교 정규 영어 수업. 학생 개개인이 온라인 레벨 테스트를 거쳐 수준에 맞는 영어 소설 등을 전자책으로 읽고 어휘·듣기·철자 문제를 풀어 '독서 포인트(점수)'를 따는 '전교생 영어 독서(Readers Leaders)' 활동 중이다.
이 학급 정지우(14)양은 올 한 해만 영어 원서 127권을 읽어 2학년에서 가장 많은 포인트(1564점)를 땄다. 정양은 "처음부터 재밌었다면 거짓말이고 학교에서 하라 하니 어쩔 수 없이 시작했다"며 "그런데 이젠 영어 책 읽는 게 너무 재미있어 집에 가서도 계속 영어 책만 읽는다"고 했다.
- 지난 10일 경북 포항시 포항이동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반 친구들 앞에서 ‘나의 꿈’이라는 주제로 영어 발표 수업을 하고 있다. 포항이동중은 매월 한 번꼴로 영어 프로젝트 수업을 하고, 전교생이 수준별로 영어 원서를 읽는 ‘글로벌 에이스 프로젝트’를 시행해 올해 교육부 100대 교육과정 최우수 학교로 선정됐다. /김종호 기자
포항이동중은 국제중학교가 아님에도 그 못지않게 영어·국제화 교육에 신경을 많이 쓰는 학교다. 이 학교는 2011년부터 "외국인과 말 한마디 못하는 '죽은 영어'가 아닌 자신 있게 의사소통을 하는 '진짜 영어' 교육을 해보겠다"며 '글로벌 에이스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학원에 가지 않고 학교 공부만으로도 영어를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기 위해서다.
◇영어와 지리, 미술 융합 수업
'글로벌 에이스 프로젝트'는 정수선 교사(현 국제부장)의 아이디어로 시작했다. 이 학교는 생활수준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부모의 교육열이 높은 학생들이 많다. 학원·과외 등 사교육을 받으러 다니는 비중이 높았고 그로 인한 아이들의 학업 스트레스가 적지 않았다.
정 교사는 "아이들이 영어 학원은 다녔지만 정작 '생활 영어'를 배울 기회는 적어 학교 영어 교육을 내실화해보자고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우선 영어를 체험할 기회부터 넓혔다. 2012년 모든 1학년생을 대상으로 '서바이벌 잉글리시(생존 영어)' 능력을 키워주는 '실용영어인증제'를 도입했다. 길 찾기, 병원 가기 등 특정 상황을 주고 손짓 발짓을 동원해서라도 원어민과 제대로 소통해보게 한 것이다. 뉴질랜드·말레이시아 학교와 자매결연을 하고 원하는 학생은 방학 중 '교환학생'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영어와 지리, 미술 융합 수업
'글로벌 에이스 프로젝트'는 정수선 교사(현 국제부장)의 아이디어로 시작했다. 이 학교는 생활수준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부모의 교육열이 높은 학생들이 많다. 학원·과외 등 사교육을 받으러 다니는 비중이 높았고 그로 인한 아이들의 학업 스트레스가 적지 않았다.
정 교사는 "아이들이 영어 학원은 다녔지만 정작 '생활 영어'를 배울 기회는 적어 학교 영어 교육을 내실화해보자고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우선 영어를 체험할 기회부터 넓혔다. 2012년 모든 1학년생을 대상으로 '서바이벌 잉글리시(생존 영어)' 능력을 키워주는 '실용영어인증제'를 도입했다. 길 찾기, 병원 가기 등 특정 상황을 주고 손짓 발짓을 동원해서라도 원어민과 제대로 소통해보게 한 것이다. 뉴질랜드·말레이시아 학교와 자매결연을 하고 원하는 학생은 방학 중 '교환학생'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수업도 융합·프로젝트형으로 바꿨다. 영어와 지리, 영어와 미술 등을 결합시켜 수업에 원어민 교사를 참여시켰다. 영어 시간에도 '나의 꿈' '나의 가족' 등 특정 주제에 대해 영어로 발표하고 질의응답을 하는 프로젝트 수업을 한 달에 한 번꼴로 진행했다. 아이들은 짧은 영어지만 손을 들고 친구에게 질문을 던지는 데 거리낌이 없어졌다. 2학년 백연주(14)양은 "학교생활만으로 영어 공부가 충분히 되는 거 같아 다니던 학원을 그만뒀다"고 했다.
◇1년에 영어 원서 60권 읽어
지난해 '전교생 영어 독서'를 시작하면서 이제는 학생 85%가 한 해 평균 60여 권 이상 영어 원서를 읽는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포항이동중에는 영어 원서(소설 등)를 읽는 학생들이 거의 없었다. 이경희 교무부장은 "아이들보고 모두 똑같은 수준의 책을 읽으라고 했으면 어려웠을 것"이라며 "개인 테스트를 보고 초등학교 수준의 쉬운 책부터 해리포터 같은 책까지 한 단계씩 올리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했다.
그 결과 이 학교 학생 영어 성적은 고루 우수하다. 전국 단위 학업 성취도 평가에서 포항이동중의 영어 교과 보통 이상 학력 학생 비율은 2012년 89.3%에서 올해 91.3%로 2%포인트 늘었다. 기초 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4년째 1% 미만대다. 경북도에서 매년 실시하는 중3 학력 평가 결과 포항이동중 학생 평균 영어 성적과 포항시 중학생 평균 영어 성적 간 차이는 2014년 7.99점에서 2015년 13.21점으로 커졌다.
교사 입장에선 이 프로젝트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원어민 교사가 부족하자 교사들이 지역 내 포스텍과 한동대 외국인 유학생에게 연락해 재능 기부를 부탁해야 했으며, 프로젝트·융합 수업을 위해 밤늦게까지 준비했다. '그냥 독서도 싫은데 무슨 영어 독서냐'는 아이들을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 전자책을 읽으라며 컴퓨터 앞에 앉힌 것도 교사들 몫이었다. 최봉식 교장은 "아이들이 사교육이 아닌 공교육에서 '글로벌 시대에 살아남는 법'을 배우고 있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1년에 영어 원서 60권 읽어
지난해 '전교생 영어 독서'를 시작하면서 이제는 학생 85%가 한 해 평균 60여 권 이상 영어 원서를 읽는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포항이동중에는 영어 원서(소설 등)를 읽는 학생들이 거의 없었다. 이경희 교무부장은 "아이들보고 모두 똑같은 수준의 책을 읽으라고 했으면 어려웠을 것"이라며 "개인 테스트를 보고 초등학교 수준의 쉬운 책부터 해리포터 같은 책까지 한 단계씩 올리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했다.
그 결과 이 학교 학생 영어 성적은 고루 우수하다. 전국 단위 학업 성취도 평가에서 포항이동중의 영어 교과 보통 이상 학력 학생 비율은 2012년 89.3%에서 올해 91.3%로 2%포인트 늘었다. 기초 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4년째 1% 미만대다. 경북도에서 매년 실시하는 중3 학력 평가 결과 포항이동중 학생 평균 영어 성적과 포항시 중학생 평균 영어 성적 간 차이는 2014년 7.99점에서 2015년 13.21점으로 커졌다.
교사 입장에선 이 프로젝트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원어민 교사가 부족하자 교사들이 지역 내 포스텍과 한동대 외국인 유학생에게 연락해 재능 기부를 부탁해야 했으며, 프로젝트·융합 수업을 위해 밤늦게까지 준비했다. '그냥 독서도 싫은데 무슨 영어 독서냐'는 아이들을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 전자책을 읽으라며 컴퓨터 앞에 앉힌 것도 교사들 몫이었다. 최봉식 교장은 "아이들이 사교육이 아닌 공교육에서 '글로벌 시대에 살아남는 법'을 배우고 있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출처: 조선에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