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이건 꼭 넣고 싶은데요. 어떻게 안될까요?”
자기소개서를 쓰다 보면, 그 동안 해왔던 것이 많고, 재주가 많은 학생들은 욕심을 갖기도 한다. 전에 만났던 한 학생은 정말 그 동안에 준비를 정말 많이 했던 것으로 보인다. 수상했던 기록도 정말 많았고, 자신도 자랑스러워 할만한 것들도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 그래서 본인이 그 중에 골라내기가 쉽지 않았던 듯 했다. 아무래도 그런 심리 상태는 글에서 명확하게 드러났다.
특히 학업 성취에 관한 부분에서 그간 받아온 상이나 성과가 아까웠던 듯 하다. 그 하나의 질문에 들어간 과목이 국어, 수학, 한국사와 윤리 그리고 제2외국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성적도 손에 꼽을 정도였고, 그에 맞는 교과목 상도 모두 수상했던 터라 언급하는 자체는 일리가 있어 보였다. 그런데 글을 읽는 과정에서 매우 불편함을 느꼈다. 글자 수의 한계 때문에 그 많은 과목을 대부분 몇 줄 못 쓰고 성과만 나열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정작, 가장 중요했던 ‘배우고 느낀점’은 잘 드러나지 않았다. 글이 썩 보기 좋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이 친구는 자유전공을 목표로 쓰던 터였다. 자유전공이기 때문에 학업과 전공과의 관련성에서 딱히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하지 못하는 듯 했다. 많은 학생들이 자유전공이 그냥 준비가 되지 않았을 때 넣어도 되는 과인 줄 아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건 정말 큰 오산이다. 오히려 그럴수록 자신이 적극적으로 목적에 맞게 학업능력이 잘 융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야만 한다. 앞의 학생처럼 여러 과목의 장점을 관련성 없이 드러내는 것이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이 친구에게는 ‘선택과 집중’을 하라고 이야기 했다.
지난 자기소개서 첨삭과 상담 기간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가장 많이 했던 말 중에 하나가 바로 “선택과 집중을 하라.”이었던 것 같다. 쓸 내용이 많든, 적든 이건 모두에게 다 통용되었던 이야기였다. 그만큼 모두에게 쉽지 않은 것이기도 한 듯 하다. 특히 선택이 더 어려운 듯 하다. 우선 고르기만 해도 그 다음은 어렵지 않다는 푸념을 익히 들어왔다. 선택이 쉽사리 되지 않을 때, 필자는 ‘월드컵처럼’ 고르라는 조언을 한다.
위의 친구로 예를 들어보자. 자랑스러운 분야라고 여겨지는 국어, 수학, 한국사와 윤리 그리고 제2외국어를 일단 나열해보자. 그리고 두 개씩 묶고 이것들만 비교한다. 즉, 국어와 수학을 비교해보자. 둘 중 어느 것이 더 좋아 보이는가? 그리고 한국사와 윤리를 비교하자. 그 둘 중 무엇이 조금 더 나은가? 이런 식으로 선택해서 남기는 것과 버리는 것을 구분 짓는다. 그리고 남긴 것들 중 최종 선택을 하나 혹은 두 가지를 해서, 그것만 집중적으로 써보도록 하는 것이다. 간단하지만, 실제 실행하면서 수많은 생각과 고민을 낳는 방법 중 하나이다. 하지만, 글을 쓰기로 한 이상, 반드시 이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예시의 친구도 이 중 추리고 추려서 두 가지를 남겼다. 그리고 마무리까지 꽤 좋은 글로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이건 비단 자기소개서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글을 쓰는 과정에서 그리고 삶에서 어떤 목표를 향해가는 과정에 무척 중요한 태도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선택과 집중’. 이를 잘 하는 사람이 결국 성공에 보다 빨리 도착할 수 있다. 아직 자기소개서 시즌이 아니라 글을 쓰기 보다 활동을 더 많이 쌓아서 준비를 해야 하는 친구들도 해보자. 선택하고 집중. 그러면 그 끝에 길이 보일 것이다.
출처: 조선에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