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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쓰는 자기소개서] 연결성에 대하여

쉽게 쓰는 자기소개서] 연결성에 대하여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에 하나는 ‘연결성을 살리라’라는 말일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을 갖고 준비해온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하고도 맞는 말이다. 그런데 참 어려운 말이기도 하다. 실제로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학교에서의 활동과 자신이 생각하는 길과의 유기적 연결고리가 명백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만약 학교에서 동아리 개설이 자유롭거나 활동에 대한 기반이 준비가 되어 있다면 스스로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의 미래를 그려가기 쉬울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경우는? 실제 자신이 원하는 대로 동아리 개설이 되지 않을 수도 있고 학교 활동이 적절하게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예전에 동아리를 정하면서 고민하던 한 학생의 일화가 기억난다. 이 학생은 과학, 그 중에서도 건축계열로 학교를 진학하고 싶어 했다. 자연스레 물리 관련 동아리나 그쪽 분야에서 경험해볼 기회를 가지려 했다. 그런데, 선택의 폭이 너무 좁았다. 이과 관련 동아리로 마뜩한 것은 그나마 수학 동아리였다. 아이의 관심사는 수학이 아니었다. 건축을 하고 싶어서 건축 관련 동아리를 개설하고 싶어도, 함께 할 친구가 없었다. 외부 활동을 넣을 수 없으니, 외부 활동으로 꾸준히 참가하던 청소년 건축 공모전이나 건축교실 등의 성과를 쓸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가끔 아이의 태도나 마음가짐, 성적 등은 정말 훌륭한데, 학생부 활동이 생각보다 부실한 상태일 때를 종종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자신이 원하는 것과는 맞지 않는 활동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에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도 뭐라도 하지……” 라고 말을 하는 필자의 입장 역시 비논리적이다. 꿈과 끼를 연결 지으려 노력하라고 누누이 말하지 않았던가. 어쨌든 아이는 성적이 좋은 거 말고는 뚜렷이 내세울 것이 없었다. 외부 활동이 넘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학교 내부에서의 활동만으로 자기소개서를 써야 한다는데, 한계가 너무 크다. 물론 여러 비용이 많이 들고 격차가 크게 발생하는 외부 스펙을 가리게 한 것이 공교육의 정상화에 기여하는 바는 분명 있다. 하지만, A부터 Z까지 갖출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당연히 이 아이와 같은 사례도 생기기 마련이다. 어쩔 수 없이 필자는 독서로 메워보려고 해보고, 되든 안되든 ‘뭐라도 해라’라고 조언한다. 연결성이라는 건 거시적으로 맞춰볼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말이다.

예를 들어, 건축을 하고 싶은 학생은 수학동아리를 통해서 공학적인 이해력을 키울 수 있고, 미술 동아리에서 미적 예술 감각을 키울 수도 있는 것과 같이 좀 열린 마음으로 접근하라는 것이다. 주어진 환경을 당장 어떻게 할 수 없는 경우에, 스스로가 그 환경에 적응해보려고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다. 어찌 보면, 좀 더 현실적으로 아이들이 처신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래서 ‘연결성’을 너무 협소하게 보지 말자는 말을 하고 싶다. 더 멀리 보고 크게 생각하도록 하자.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꿈이라고 당장 화장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 그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차라리 ‘아름다움’에 대한 식견일 수 있다. 그런 맥락으로 연결성을 찾는 학교 생활, 활동, 공부가 이어지길 바란다. 딱 정해서 ‘이것만’ 하는 것이 우리의 융통성이나 기회를 오히려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꿈과 끼를 찾아 가는 여정은 길다. 바로 눈앞의 가시적인 것이 전부는 아니다. 연결성도 긴 길을 천천히 걸어가면서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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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1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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