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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최다 배출·취업률 72%… 대졸 안부러운 서울공고

공무원 최다 배출·취업률 72%… 대졸 안부러운 서울공고


[9급 공무원 27명 합격… 맞춤형·실무중심 교육하는 高校]

- 취업의 문 열어주는 교육과정
방학때도 오후 4시까지 실습… 재학중 1인당 5개 자격증 취득
교사, 中企 등 취업할 곳 발굴… 학생에 기업기술 전수하기도


최근 발표한 서울시·서울시교육청 기술직 9급 공무원 최종 합격자 명단에 서울 동작구 서울공업고등학교 3학년 학생 27명의 이름이 올랐다. 전국 특성화고 499곳 중에서 공무원 합격자를 가장 많이 낸 것이다. 이달 중순 첫 출근을 기다리는 이 학교 기성주(19)군은 "학교에서 맞춤형 취업 정보를 알려주고 공무원 시험 대비 수업을 열어준 것이 합격에 가장 도움이 됐다"면서 "대학을 졸업한 이들과 겨뤄도 손색없는 사회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고졸 성공 시대 열겠다"

1899년 고종 황제의 칙령으로 설립돼 117년 역사를 지닌 유서 깊은 서울공고가 '청년 고용 절벽' 시기에 '고졸 성공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오는 2월 졸업을 앞두고 있는 서울공고 3학년 학생 440명 중 316명(71.8%)은 이미 취업이 확정됐다. 절반 이상이 지난해 가을부터 수습 사원 등으로 대기업·중소기업에 출근하고 있다. 서울공고는 1970년대까지 국제기능올림픽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중동 지역에 산업 인력으로 파견되는 등 인재를 많이 배출하는 학교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이후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이 점점 높아지고 실업계 고등학교 인기가 하락하면서 서울공고도 오랜 침체기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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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서울공업고등학교 토목건축과 1~2학년 학생들이 방학 중에도 학교에 나와 지형을 측정하는‘평판 측량 기기’사용법을 배우고 있다. 이 학교의 졸업생 취업률은 3년 만에 두 배로 올랐다. /이태경 기자

학교에 활기가 되살아난 것은 3~4년 전부터다. 2013년까지만 해도 35%에 불과하던 졸업생 취업률이 2014년 53%, 2015년 54%에 이어 올해는 71.8%로 가파르게 오른 것이다. 2015년 4월 기준 전국 특성화고 졸업생의 평균 취업률은 46.4%다.

◇방학에도 차근차근 기술 연마

지난 6일 오전 서울공고 토목건축과 실습실에선 방과 후 학교 측량 수업이 진행됐다. 일반 교실보다 2배쯤 넓은 실습실에서 1~2학년 학생 15명이 지형을 측정하는 '평판 측량 기기' 사용법을 익히고 있었다.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토목·건축 관련 기술직 공무원으로 취업하기 위해 토목 기사 자격증을 따려는 학생들이다. 토목건축과 2학년 함민규(19)군은 "방학이지만 매일 아침 9시에 학교에 와서 오후 4시까지 측량, 역학, 컴퓨터자격증반 등 방과 후 학교 수업을 듣는다"고 말했다.

이 학교가 이번 겨울방학 때 개설한 방과 후 학교 수업 30개는 대부분 전공 관련 자격증을 따거나 공무원 시험에 대비하는 전공 이론·실습 수업이다. 국·영·수 등 수능시험에 대비하는 수업은 하나도 없다.

◇"대졸자와 겨뤄도 밀리지 않는 사회인 되겠다"

서울공고 학생들은 3년 동안 자격증을 최소 5개씩 딴다. 1학년 때는 주로 컴퓨터 활용 능력 자격증에, 2~3학년 때는 전공 관련 전문·기능 자격증에 도전한다. 5개 이상 취득하면 학교에서 기능상을 준다. 2013년 취임한 이상범 교장이 학생들이 전문 직업인으로서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도입한 '차차차 운동'의 하나다. ▲차례차례 안전 교육 먼저 받고 ▲차근차근 기술을 연마해 ▲차곡차곡 취업을 준비하자는 의미다. 1학년 때는 정밀기계과, 전기전자과, 토목건축과 등 전공별로 개설된 스터디그룹에서 기초 이론을 공부하고, 2학년이 되면 특수 용접, 자동차 정비, GPS 측량 등 세분된 전공 동아리에서 실습하며 기술을 익힌다.

3학년이 되면 본격적으로 맞춤형 취업 교육을 받는다. 학생들은 막연히 세웠던 진로를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 중소기업 등으로 구체화하고, 학교 수업도 이 희망 진로에 맞춰 진행한다. 취업 상담 교사와 3학년 담임 교사들은 기업에 무작정 찾아가 이력서를 건네며 "우리 학교에 우수한 학생이 있으니 한번 일을 시켜보세요"라고 부탁하는 등 취업처 발굴에도 발 벗고 나섰다.

지난해에는 인근 구청 일자리센터에서 재능 기부를 받아 학생들이 전문가에게서 자기소개서·면접 코치를 받을 수 있도록 했고, 기업과 학생들을 연결해 전문 기술을 전수받는 프로젝트를 열기도 했다.

이 학교 고광석 교감은 "무조건 대학에 보내는 시대는 지났고, 공부는 하고 싶을 때 하면 된다"면서 "학생들에게 먼저 취업해 실무 경험을 쌓다가 야간대학 등에 진학하면 전문성까지 갖출 수 있다고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조선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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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1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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