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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간판 대신 實利를 선택" 취업 잘되는 특성화高 인기

"대학간판 대신 實利를 선택" 취업 잘되는 특성화高 인기

마이스터高는 취업률 90%… 인재 몰린다
졸업생 취업률 작년 46% 넘어… 정부 "학생비율 19→30% 확대
"

- 고졸취업 정책 '업그레이드'
2008년부터 꾸준히 '우대 정책'… 상위학교, 내신 20% 들어야 입학
先취업 後대학진학 인원도 확대… 정부 "청년실업도 숨통 트일 것"

"특성화 고등학교를 보는 '차별'을 '차이'로 바꾸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특성화고 진학이라는) '선택'이 저의 인생을 바꿔 놓았습니다."

작년 초 의료 기기 생산·공급 업체인 ㈜바이오넷에 입사한 류지원(20) 연구원은 2012년에 영락유헬스고로 진학했던 선택에 대해 "돌이켜보건대 '정답'이었다"고 말했다. 재학 기간 유헬스IT 경진 대회, 교내 외국어 말하기 대회, 미국 헬스케어 견학 등 수많은 기회가 찾아왔고 이를 취업에 잘 이용했다고 했다.

내달 서울문화고 졸업을 앞둔 김은찬(19)씨는 지난달부터 기업은행 방학동 지점에서 근무 중이다. 최근 2000여대1의 경쟁률을 뚫고 기업은행 고졸 전형에 합격했다. 김씨는 "특성화고에 오지 않았으면 은행에 쉽게 입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한때 '특성화고 가지 말고 대학 가라'던 부모님이 이제는 '네가 정말 자랑스럽다'고 하신다"고 했다.

'청년 취업난'이 계속되면서 특성화고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무엇보다 취업이 잘되기 때문이다. 2009년 16.7%이던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2011년 25.9%를 기록한 데 이어 작년에는 46.6%까지 올랐다. 특성화고 중에서 우수 학생들이 입학하는 마이스터고는 최근 3년간(2013~2015년) 취업률이 모두 90%를 넘었다.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를 못 찾는 젊은이가 부지기수인 상황에서 이는 학생들의 고교 진학 패턴을 바꾸고 있다. '간판보다는 실용'을 꿈꾸며 특성화고를 노크하는 학생이 매년 느는 것이다. 과거엔 인문계 고교에 떨어진 뒤 특성화고에 가는 학생이 많았지만, 이젠 거꾸로 매년 1만여명이 특성화고에 응시했다가 떨어져 일반고로 향한다. 입학하는 학생들 학력 수준도 점점 높아져 마이스터고는 중학교 내신이 상위 약 30% 안에 들어야 합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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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용접, 제과제빵, 간호실습… 필요한 것만 쏙쏙 배웁니다 - 한때 16%대까지 떨어졌던 특성화고의 취업률이 ‘고졸 취업 정책’ 등으로 46.6%까지 껑충 뛰어오르면서 특성화고 인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특수용접 실습을 하고 있는 서울 용산공업고 학생, 보건 의료 실습 중인 충남 성환고 학생, 제빵 기술을 배우고 있는 경북생활과학고 학생들 모습. /교육부 제공

교육부는 20일 '청년 일자리 창출 및 맞춤형 복지'를 주제로 한 2016년 청와대 업무 보고에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 비율을 현재 전체 고교의 19%에서 2022년 3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친구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취업 성공했으니 밥 사라'고 성화예요. 고교 진학 기회가 다시 생겨도 특성화고 또 선택하겠느냐고요? 당연하지요."

올해 2월 고교 졸업을 앞둔 김소은(19)씨는 작년에 이미 공기업인 대한법률구조공단에 합격해 지난 7월부터 회사에 나간다. '취업 전쟁' 시대에 고교생 신분으로 공기업 합격에 이른 비결로 김씨는 '특성화고 진학'을 꼽았다. 제주도 내 유일한 보건·의료 계열 특성화고인 중문고에서 공부한 김씨는 일찍이 취업으로 목표를 잡고 한 우물을 팠다. "학교에서도 취업을 강조하는 분위기라 1학년 때부터 자격증 준비를 시작했어요. 한글·파워포인트·워드 자격증은 기본이고, 중국어 능력 시험인 HSK 점수도 올렸지요." 그는 "직장에서 경험을 쌓은 뒤 3년 후 대학에 입학하는 게 꿈"이라고 했다.

정부는 마이스터고·특성화고 교육의 내실을 기하고, 과잉 학력 시대의 각종 부작용을 끊기 위해 '선(先)취업 후(後)진학' 분위기를 교육 현장에 확대해 나가겠다고 20일 밝혔다. '간판보다 실용'을 선택한 학생들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돕겠다는 것이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특성화고·마이스터고 고졸 취업자 등을 위해 일단 취업부터 한 뒤 다시 공부할 기회를 갖는 후(後)진학 대학 정원 규모도 확대(2013년 3만6357명→2016년 6만959명)하겠다"고 말했다.

◇공부 못해 특성화고 간다고?

그동안 학생들이 특성화고 진학을 꺼리던 이유 중 하나는 주위에서 바라보는 '선입견' 탓도 있었다. 특성화고 가면 '일반계고 갈 실력이 없었을 것'이란 시선으로 바라보던 때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역전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대덕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의 2016학년도 입학생의 경우 상위 10% 이내(성취도 5점 만점에 4.42점) 성적이 돼야 입학할 수 있었다. 동아마이스터고(26.0%)·구미전자공고(19.4%)·인천전자마이스터고(19.5%) 등 상위권 마이스터고들 역시 중학교 내신 석차 백분율이 평균 20% 안팎(2014년 기준)에 들어야 입학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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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터고 입학 경쟁률도 치솟으며 2015년 대덕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는 4.54대1, 광주자동화설비공업고는 3.13대1, 광주마이스터고는 2.73대1이란 높은 경쟁률을 뚫어야 입학이 가능했다. 우수한 인재들이 마이스터고·특성화고에 몰리니 기업들도 당연히 이들 학교 졸업생들을 반기기 시작했다. 한때 16.7%(2009년)까지 떨어졌던 취업률이 작년 46.6%까지 오른 것은 이에 대한 방증이다.

◇5~6년 전 고졸 취업 활성화 '시동'

이처럼 '고졸 취업 전성시대'가 열린 것은 최근 청년 취업난에 고졸자 취업 정책이 맞물려 돌아갔기 때문이다. 사실 IMF 외환 위기 직후인 1999년 특성화고(당시 전문계고) 졸업생 취업률은 거의 절반(48%)에 육박해 양호한 편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모두 다 대학 가야 한다'는 풍토에 특성화고 학생들도 대거 대학에 진학하면서 취업률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2009년 특성화고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은 73.5%였으며 취업률은 16.7%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대학 나와 봐야 '취업 바늘구멍'에 절망하는 젊은이들이 늘면서 다시 '간판'보다 '실용'을 찾는 학생이 느는 것이다. 여기에 고졸 취업을 장려하는 정부 정책도 한몫했다. 정부는 2008년 '마이스터고 육성', 2010년 '고교 직업교육 선진화 방안', 2011년 고졸 취업 전성시대(기회 확대) 정책 등을 잇달아 내놓았다. 또 특성화고를 통폐합해 '명품 직업학교'로 키웠다. 그 결과 2014년 특성화·마이스터고 졸업자의 취업률은 44.2%로 2011년(25.9%)보다 18.3%포인트 뛰었고, 대학 진학률은 38.7%로 2011년(61.5%) 대비 무려 22.8%포인트 줄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교 직업교육 비중을 2022년까지 30% 수준으로 끌어올리게 되면 대학 졸업자만 마구 쏟아지는 과잉 학력 문제도 해소되고 산업 수요에 맞는 인력이 배출돼 청년 실업 문제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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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16-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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