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단어는 몇 개를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지난 시간까지는 문법에 대하여 간단하게 알아보았다. 이번 시간에는 두 번째 주인공인 단어에 대해 알아볼 차례이다.단어에 대하여 학생들이 생각지도 못하는 첫 번째 장벽은 바로 단어의 개수와 기간이다. 많은 학생들이 알고 있어야 하는 단어의 개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인터넷을 조금만 찾아보아도 수능에서 몇 등급 정도 맞으려면 몇 개 정도의 단어를 알고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들은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그 단어를 언제까지 외워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굉장히 잘못된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매일 일정한 개수의 단어를 학습하여 수능 1개월 전까지 단어 개수가 완성되는 스케줄을 만들어 놓고 흐뭇해 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것은 굉장히 안일한 생각이다. 수능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20가지가 넘는 유형들에 대한 정복이 필요한데, 문제를 제대로 풀기 위해서는 단어와 문법이 당연히 선행되어야 한다. 단어와 문법이 일정 수준에 올라 있는 상황에서 문제를 푸는 연습이 더해져야 원하는 등급의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위의 예에서처럼 수능 1달 전에 단어가 완성된 학생의 경우, 유형별 문제를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 극단적으로 짧아지기 때문에 결국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은 것이다.
필자가 주장하는 가장 이상적인 상위권 전략에서는 아무리 늦어도 고등학교 1학년 시기에는 수능 단어를 다 끝내 놓는 것이 좋다. 그리고 고등학교 2학년 시기에는 1년 동안 문제를 연습한다고 생각하고, 3학년 시기에는 영어의 감을 유지하면서 수학 등 다른 과목들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럼 저 시기까지 단어를 몇 개나 공부하면 될까?
필자가 주장하는 1등급 단어 수준은 약 1만 단어 정도가 된다. 만점을 받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 많은 단어를 알아야 한다. 실제로 현재까지 수능과 ebs 연계교재 및 많은 수능 대비서에서 활용되는 단어들의 개수를 모두 분석해 보았을 때, 한 번 이상 사용된 단어는 대략 18,000개 수준이 되고, 수능과 연계교재, 평가원 모의고사만 놓고 본다면 대략 13,000개 수준의 단어가 사용되었다.
그럼, 내가 공부해야 하는 단어의 개수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우선, 가장 좋은 척도는 현재까지 나의 모의고사 성적이다.
올해 고등학교 1학년에 진학하는 A군이 이제까지 몇 차례의 모의고사를 통해 본인이 3등급이라면 대략 6,000개 정도의 단어를 알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그럼, 1등급을 목표로 할 경우, 추가적으로 암기해야 하는 단어는 4,000개 정도이다.
그런데, 사진과 같은 기억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상, 한 번 공부한다고 해서 단어가 암기되지는 않는다. 적어도 3회에서 5회 정도는 반복이 되어야 단어가 완전히 내 것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A군이 실제로 보아야 하는 단어는 4,000개의 5배수인 20,000개라고 생각할 수 있다. 12월까지 남은 11개월정도를 대략 330일이라고 가정하면,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60여개의 단어를 암기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어떤 단어는 품사 하나에 중심 의미 하나만 있는 단어도 있고, 어떤 단어는 품사가 여러 개인 단어도 있으며, 어떤 단어는 품사가 여러 개인 동시에 각 품사 안에 중심 의미가 두 개 이상인 단어도 있다. 예를 들어, draw 라는 단어에는 동사로 “그리다, 끌다”라는 두 개의 중심 의미가, 명사로는 “추첨, 무승부”라는 두 개의 중심 의미가 존재한다. 즉, 이런 단어와 중심 의미 하나만 있는 단어와는 단순한 셈으로는 비교될 수 없다.
실제로, 위에서 언급한 기출 단어들의 평균을 분석해 보면, 품사가 두 개 이상인 경우가 약 23%정도, 품사 안에 중심 의미가 두 개 이상인 경우도 6% 정도 존재한다. 즉, 우리의 단어 리스트는 30% 더 불어나야 제대로 된 계획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 다시 한 번 계산해 보자. A군이 1등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올 한해 동안 암기해야 하는 단어의 개수는 4,000개의 단어에 30%를 더한 5,200개의 단어가 되고, 이를 5회독 한다고 하면 26,000개가 된다. 다시 이를 330일로 나누어 보면 매일 80개 정도의 단어는 외워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1등급이라는 아주 좋은 성적을 얻기는 쉽지 않다. 위에서 계산해 본 것과 같이, 이미 3등급 실력을 보유한 고1 학생이 다른 과목의 성적도 감안하는 경우, 최소 1년 동안 매일 80개 정도의 단어를 공부해야 얻을 수 있는 점수이다. 실제로, 이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시중에 출간되는 단어 학습서들을 훑어 보아도, 일간 단어 개수를 이 정도로 많이 잡는 책들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자, 우선 아무 단어 학습서를 선택해서 일단 도전해 보자. 하루도 빼지 않고 과연 몇 개씩의 단어를 내가 외울 수 있는지 확인해 보자. 그리고 나서 조금 더 현실적인 계획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시간에는 이 단어 개수를 줄이면서 효율적으로 단어를 암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다.
충처: 조선에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