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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달라진 수행평가는 어떤 모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3을 제외한 초중고생은 여전히 격일, 격주 단위로 등교하며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정상적으로 등교수업을 하던 때와는 수업도, 평가도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교사들의 고민도 깊다. 특히 수행평가가 걱정이다. 모든 평가를 지필평가로 대체하기도 어려워 일정 비율 이상 수행평가를 반영해야 하지만 전체 수업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원격수업의 경우 쌍방향 수업을 하며 교사가 직접 관찰한 내용이 아니면 평가 대상이 될 수 없다.

 

이에 최근 대구시교육청이 일선 교사들을 위한 수행평가 사례 공유에 나섰다. 온‧오프라인 교육이 결합된 ‘블렌디드 러닝’ 환경 속에서 일선 교사들이 직접 진행했거나 진행할 계획인 수행평가 우수 사례를 모아 사례집을 제작한 것. 적절한 평가방법을 고민하는 교사는 물론 이에 대비해야 하는 학생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다양한 시도가 돋보이는 주요 사례를 소개한다.

 

- 수학 문제풀이 과정 녹화해 업로드, 등교수업 때는 구술평가

 

김경순 대구 논공중 수학 교사의 ‘일차방정식 구술평가’ 사례는 등교수업에서 오프라인 평가를 진행하기에 앞서 온라인(원격수업)을 적절히 활용한 사례다.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한 이 수행평가는 등교수업일을 활용해 구술평가를 진행한다. 문항을 주고 이에 대한 풀이를 구술하도록 하는 것. 다만 이에 앞서 수행평가에 대비할 수 있는 연습 풀이 과정, 즉 구술활동 과정은 원격수업 중에 진행된다.

 

학생은 교사가 제시한 방정식 문제 해결 전략에 따라 본인이 문제를 풀이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제작해 ‘구글 클래스룸’에 업로드하거나 교사 메일로 제출한다.동영상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에서 화면 녹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본인이 풀이하는 화면을 녹화하거나 여의치 않은 경우 공책에 풀이하는 모습을 직접 촬영한 것이어도 된다. 단, 풀이를 하면서 본인이 말로 설명하는 음성이 영상에 함께 포함되어야 한다. 이렇게 각 학생이 올린 동영상은 학급 학생들에게 공유되고, 공유된 영상을 바탕으로 동료평가가 진행된다.

 

온라인 과제 해결 과정을 통해 여러 문제를 연습해 본 학생들은 등교수업일에 본인이 공부한 문제 중 한 문제를 뽑아 칠판에 풀이하며 구술하는 형태의 평가를 받는다. 이때 교사는 △문제를 수학적 해결전략에 따라 잘 해결하였는지 △적절한 수학적 언어를 사용하여 구술하였는지 △풀이를 설명하고 피드백하는 활동을 잘 수행하였는지 등을 평가하게 된다.

 

김 교사는 “학생들의 원격학습 환경에 제각각이어서 필요한 앱이나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경우가 나올 수 있다”면서 “수업 진행에 필요한 전 과정을 등교수업일에 학생들과 함께 시뮬레이션 해보고 제반 환경을 충분히 사전 점검한 후에 진행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비말 감염, 우려 없는 온라인 공간에서 토론하기

 

대구 심인중의 유상은 국어 교사가 진행한 ‘블렌디드 러닝 토론 평가’ 사례는 쌍방향 원격수업을 수행평가에 적극 활용한 사례다. 토의‧토론은 과정중심 평가가 강조되는 최근 학교교육에서 수행평가로 자주 활용되는 평가방식이지만, 코로나19로 모둠활동이 제한되면서 진행이 어려워진 상황. 하지만 심인중에서 비말 감염 우려가 없는 원격수업을 활용해 토론 평가를 시도했다.

 

심인중은 등교 개학 초기, 과밀화 방지를 위해 한 학급을 A조(20명), B조(5명)로 나누어 격주로 등교수업을 진행했다. 국어 수업의 경우 일종의 ‘미러링’ 수업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교사는 교실에서 등교한 학생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등교하지 않은 학생들은 가정에서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ZOOM(줌)’을 이용해 수업에 참여했다. 수업 자료와 판서는 ZOOM(줌)의 ‘화면 공유’ 기능과 교실의 전자칠판을 이용해 교실과 가정의 학생에게 동시에 제공됐다. ‘블렌디드 러닝 토론 평가’는 이러한 기본 구조 속에서 진행됐다.

 

우선 교사는 토론 이론을 수업 동영상으로 만들어 사전에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5~20여 분간 수업을 진행한다. 교사의 강의가 끝나면 학생들은 수업 내용을 반영해 온라인 공간인 ZOOM(줌) 회의실 안에서 입안, 반박, 교차질의 등 포지션별 토론 연습과 조별 모의토론을 진행한다. 토론자로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은 평가자 역할을 맡아 토론 기록지를 적고, 토론이 끝난 뒤에 각자 근거를 들어 토론자를 강평한다. 8차시에 거쳐 이러한 과정을 연습한 후에는 실제 토론 평가가 비슷한 방식으로 온라인 공간에서 진행된다.

 

활동에 필요한 토론 개요서, 입안문 작성 연습지, 토론평가지 등의 수업 활동지는 교실뿐 아니라 가정에 있는 학생들도 동일하게 작성한다. 활동지는ZOOM(줌) 화면을 켜둔 채로 작성하고, 수업 종료 시간에 작성한 활동지를 촬영해 e학습터 게시판에 업로드한다.

 

유 교사는 “기존에 학교 현장에서 수업과 평가 개선을 위해 노력했던 많은 부분이 원격 수업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사장되는 측면이 있지만, 오히려 온라인 공간이 학생들에게 다양하고 개별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면서 “학생과의 소통이나 성장 등 수업의 본질이 추구하는 것들을 담으려 고민하다 보면 원격수업도 질적 향상을 꾀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대구 중‧고교 교사들의 보다 다양한 수행평가 사례는 대구교육포털 ‘에듀나비’ 홈페이지 내 ‘대구협력학습지원센터’ ▷ ‘중등-평가자료’ 게시판에 탑재되어 있다.

 

동아 김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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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20-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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