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완의 ‘아는 만큼 보이는 특목고 입시’] 자기소개서 작성 요령 1편 - 총론
1. 들어가며
자기소개서 작성요령? 매주 칼럼을 작성하면서 칼럼의 제목을 정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으나, 이번 칼럼은 제목을 정하는데 부터 가장 신중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과연 자기소개서 작성요령이라는 것이 따로 있을까? 수없이 많은 입시 매체에서 자기소개서는 ‘이렇게 작성해라. 또는 저렇게 작성하는 것이 좋다’는 식으로 무수한 말과 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필자가 다시 ‘이렇게 작성하는 것이 좋다’라는 말을 덧붙인들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입을 준비하는 많은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자기소개서 작성이라는 점에서 일정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나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해 <자기소개서 작성요령>이라는 이름으로 칼럼을 연재하고자 한다.
2. 지켜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대입뿐만 아니라 외고, 국제고, 자사고, 영재고, 과학고 등의 고입을 준비하는 중학생들이라면 반드시 작성해야 하는 것이 자기소개서이다. 그러나 이들을 만나보면 한결같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들 한다. 과연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작성하는 것이 입학담당관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일까?
다양한 매체를 통해 수없이 많은 자기소개서 작성요령들을 읽고 또 읽어봐도 막상 혼자 스스로 작성하려면 난감하기 이를 데 없다. 그만큼 어려운 것이 자기소개서이며, 특히 논리적인 글쓰기 훈련이 부족한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라면 그 어려움은 더할 것이다.
그런데 과연 자기소개서 작성에 일관된 규칙이 있는 것일까? 만약 일정한 규칙이 있는 것이라면 모든 학생의 서류가 비슷해질 것이고, 이럴 경우 수백 장의 서류를 검토해야 하는 입학담당관 입장에서 천편일률적인 서류를 보는 것 자체가 고역은 아닐까? 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실제 그렇다.
우리가 살아온 방식과 생각이 모두 다르듯, 자기소개서 작성 방법과 내용도 개인별로 모두 달라야 할 것이다. 단, 이러한 자소서 작성에도 반드시 지켜야 할 것과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금지 사항은 분명 존재한다.
1) 반드시 지켜야 하는 사항 :
최근 우스갯소리로 ‘자소서가 아니라 자소설’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자소서를 허위로 각색하거나 꾸미는 행태를 꼬집어 말하는 것이다.
자기소개서 작성에서 반드시 지켜야할 첫 번째 원칙은 진정성이다. 다소 글의 흐름이 서툴더라도 본인의 진심이 담겨 있는 글이라면 입학담당관의 마음을 충분히 움직이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소서 작성 시 본인의 경험이 아닌 입학담당관이 좋아할 법한 내용을 적기에 급급한데, 이런 경우 입시에서 실패할 수밖에 없다. 자소서의 내용은 반드시 진실만을 담아야 하고, 따라서 자소서 작성 이전에 이를 채울만한 경험부터 갖춰야 할 것이다. 예컨대 <자기주도학습 과정과 느낀 점>을 요구하는 항목에서 하지도 않은 내용을 ‘있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적었다가는 면접 검증과정에서 모두 적발될 수밖에 없으며, 이 경우 최종 합격은 불가능하다.
만약 자소서 작성이 힘들다면, 그 원인은 그 내용을 채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장 자소서를 쓰기 시작할 것이 아니라 자소서에 채울 경험과 이력관리부터 해야 할 것이다.
2) 자소서 작성시 금지 사항 :
사교육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아래와 같이 자소서에 적으면 안 되는 금지사항이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위 내용은 교육부가 자기주도학습 전형매뉴얼을 통해 발표한 내용으로 각종 인증점수나 영재교육원 수료여부를 기재할 경우 0점 처리, 부모의 사회, 경제적 지위를 암시하는 내용을 기록하였을 경우 항목 배점의 10%를 감점처리 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위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언급할 경우 합격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에서는 ‘설마’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몇몇 업체는 이러한 불신을 부채질하여 수익을 이어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각 고교에서 투명한 전형이 진행되었더라면, 이러한 불신도 자리 잡지 않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3. 자소서 작성 절차
위에서 소개한 내용을 숙지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단계이다. 그러나 무엇을 어디서부터 작성해야 할지 난감할 것이다. 따라서 아래와 같이 단계별로 순서를 밟아 작성해보길 권한다.
❶ 1단계 - 자기소개서 문항 분석 단계 :
고입에서 자기주도학습 전형이 도입된 취지와 더불어 자기소개서의 각 문항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분석하는 단계이다. 교육부에서 발표한 고입 자기주도학습 전형의 자기소개서 표준 양식은 크게 <지원동기 및 진로계획>, <자기주도학습 과정과 느낀 점>, <인성영역>으로 구성된다.
위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적기 위해서는 진로 교육이 왜 중요한지, 자기주도학습이란 무엇이고 이러한 자기주도학습 경험을 통해 입학담당관이 확인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눔, 배려, 협력 등 인성이 최근 중요시 되고 있는 사회적 맥락은 무엇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취지에 맞는 글감을 추릴 수 있기 때문이다.
❷ 2단계- 소재 발굴 단계 :
문항을 분석했다면 다음 단계는 그에 맞는 자신만의 경험들을 떠올려보고, 리스트를 적어보는 단계이다. 만약 해당되는 글감과 활동이 없다면, 향후 계획을 세워 관련된 경험과 이력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사실 자기소개서 작성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가 이 단계라 할 수 있다. 구체적인 활동 경험이 없이 서류를 무작정 작성하는 것은 자기소개서가 아닌 ‘자소설’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❸ 3단계 – 소재 선택하기 :
위 단계에서 떠올린 여러 경험들 중에서 본인의 역량을 가장 잘 피력할 수 있는 경험이 무엇인지 선택하는 단계이다. 많은 경험들을 모두 적을 수만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입시용 자기소개서는 분량의 제한이 있으므로 경험 중 일부만을 선택하여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❹ 4단계 – 개요 작성하기 :
고입이나 대입의 입시용 자기소개서는 무한정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분량의 제한이 있다. 따라서 각각의 문항에 해당되는 내용을 짜임새 있게 구성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글의 뼈대를 만드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글쓰기에도 경제성의 원리가 작동하는 것이다. 정해진 분량 내에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내용을 전달할 것인지 고민하는 단계라고 보면 된다.
참고로 고입(외고, 자사고 기준)의 경우 작년까지는 띄어쓰기 포함 1500자 이내였으나, 올해의 경우 띄어쓰기 미포함 1500자로 바뀌어 적어도 작년보다 300-400자 더 적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❺ 5단계 – 초안 작성하기 :
위 단계에서 뼈대를 작성했다면, 이번에는 살을 붙여나가는 초안 작성 단계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완벽한 글을 쓰겠다는 욕심이 과할 경우, 좀처럼 써지지 않는 것이 자기소개서이다. 이 경우 브레인스토밍 하듯 자유롭게 글을 써볼 것을 권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여러 편을 작성해보고, 그중 가장 좋은 내용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❻ 6단계 – 초안 다듬기, 반복적인 퇴고 과정 :
작성한 초안을 반복적으로 소리 내어 읽어보면서 의미전달이 제대로 되는지 검토하고 수정하는 단계이다. 중학생의 경우 글 쓰는 능력이 다소 부족하기 때문에 반드시 자신의 글을 소리 내어 읽어볼 것을 권한다. 다만 처음 썼을 때는 크게 문제되지 않다가도 나중에 읽어보면 어색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자신의 글을 2-3일 정도 묵혔다가 다시 읽어보는 것도 좋다. 그리고 적어도 5회 이상의 퇴고 과정을 거쳐야 완성도 높은 자기소개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조금함을 버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❼ 7단계 – 최종 완성하기 :
글의 내용이 완성되었다면, 마지막으로 맞춤법이나 주어와 술어의 호응관계, 목적어와 술어의 호응 관계를 종합적으로 최종 점검하는 단계이다.
4. 맺으며
이번 칼럼에서는 자기소개서 작성 규칙과 이를 스스로 작성하기 위한 7단계 절차를 소개하였다. 그러나 처음에도 언급했던 것처럼 일관된 작성 절차와 규칙은 없다. 위 내용은 어디까지나 표준 절차에 해당하므로 참고하는 수준으로 읽어보길 바라며, 자기소개서의 문항별 구체적인 작성 방법은 다음 편부터 3회에 걸쳐 소개하기로 한다.
<다음 2편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