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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과활동 기록이 '자산'… 과정·영향 상세히 남겨라

비교과활동 기록이 '자산'… 과정·영향 상세히 남겨라

교사 출신 입학사정관이 알려주는 일반고 학생 대입 전략

일반고 학생들은 '대입'을 생각하면 늘 막막하다. 성적에서도, 비교과활동에서도 특목고나 자사고 학생들에게 밀린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진로진학 교사, 입시전문가들은 "최근 입시는 '공교육 정상화'에 초점을 두고 진행돼 '일반고 불리' 현상도 적어지는 추세"라고 강조한다. 일반고 학생들이 입시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일반고에서 오랫동안 진학 지도 교사로 근무하다가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조효완<사진 왼쪽> 광운대 입학사정관실장, 김경수 성신여대 입학사정관에게서 일반고 학생을 위한 대입 준비 전략을 들어봤다. 


 
◇학생부종합전형, 입학사정관전형과 달라

최근 대입 수시 전형은 '학생부종합' '학생부교과' '논술' 등으로 간소화되는 추세다. 이 가운데 '학생부종합전형'을 기존 '입학사정관전형'과 같은 것으로 여기는 수험생·학부모가 적지 않다. 하지만 둘은 엄연히 다르다. 입학사정관전형은 입학사정관이 지원자의 잠재능력과 창의성, 발전가능성 등을 다각도로 평가해 각 대학 인재상에 맞는 신입생을 선발하는 전형을 말한다. 이와 달리 학생부종합전형은 입학사정관 외에 일정 교육을 받은 교직원(교수 등)도 평가에 참여하며, 학생부 비교과를 중심으로 교과 성적과 자기소개서·면접 등을 통해 지원자를 종합 평가하는 전형이다. 조 실장은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부'가 당락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학생부종합전형이 실시되면서 제출서류도 간소화됐다. 학생부 외에 추천서 등 다른 서류를 받지 않는 대학도 늘어나는 추세다. 조 실장은 "이런 상황에서 학생부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항목은 교사추천서 역할을 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학생부를 보면, 창의적 체험활동(자율·동아리·봉사·진로 활동) 영역의 기재 내용이 대동소이해요. 그러면 대학은 결국 '내신'으로 학생을 뽑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대학에서도 내신 3등급과 4등급 학생의 학업 역량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봐요. 4등급인 학생이 학생부에서 학업 의지나 전공적합성을 보여준다면 이 학생을 선발하겠지만, 학생부 기재 내용이 엇비슷하다면 당연히 3등급을 뽑습니다. 최근 '학생부종합전형 합격생의 내신이 높아진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 말은 거꾸로 보면 '학생부에서 내신 말고는 볼 게 없다'는 뜻도 되지요."

조 실장은 입학사정관이 되기 전 서울 은광여고에서 28년 동안이나 고 3 담임을 맡고, 전국진학지도협의회 회장을 역임했다. 그는 "학생부종합전형에 적합한 학생은 한 반에 5명가량"이라며 "어렵더라도 교사가 이 학생들을 자세히 관찰하고 지도해야 대입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제가 교사일 때 대학 탐방 같은 행사가 있으면 아이들에게 '그 대학에 대해 궁금한 점'을 3~4가지 적어 오게 했어요. 그러고는 '대학에 가면 너희가 기자가 됐다는 마음으로 그 궁금증을 해결해 보라'고 했죠. 이런 과제를 주다 보면 자기자신과 진로 탐색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아이가 보여요. 그런 아이들은 내신이 다소 낮더라도 비교과활동 등에서 전공적합성을 보일 수 있도록 잘 지도하면, 얼마든지 학생부종합전형으로 합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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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장환 객원기자·이경호 기자
◇학업역량, '내신'만으로 평가 안 해

대입 수시에서 입학사정관이 평가하는 '학업 역량' 은 '내신 성적'을 뜻하는 게 아니다. '대학 진학 후 전공 교육을 잘 받을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김 사정관은 "학업 역량은 내신뿐 아니라 비교과활동이나 수상 내역, 독서활동 등 다양한 부분에서 평가할 수 있다"며 "가령 영어 내신이 1등급인 학생이라도 영어에 관련된 동아리나 교내 경시대회, 방과후수업 등에 참여한 내용이 없다면, 그 학생의 영어 학업 역량이 뛰어나다고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일반고 중에는 아직 학생이 참여할 만한 프로그램이 부족한 학교가 많다. 김 사정관은 "한 가지 활동을 했더라도, 활동 과정과 느낀 점, 자신에게 미친 영향 등이 학생부에 상세히 기록된다면 매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교내 경시대회에 나갔어도 수상하지 않으면 학생부에는 전혀 기록이 남지 않아요. 그럴 때는 교사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해당 학생이 어떻게 경시대회를 준비했으며,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고 느꼈는지를 상세히 기록해 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 역할도 중요해요. 자신의 활동 내용에 대해 잘 기록했다가 담임이나 교과 교사와 자주 이야기 나누고, 학교 수업에서도 질문·발표 등 적극적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비교과활동 기록은 고 3 때 자기소개서를 쓰거나 면접을 준비할 때 요긴하게 쓰이므로, 반드시 정리해 놓으세요."

◇정시는 '패자부활전'… 재학생은 수시 포기 말아야

그렇다면 '대입에서 실패하는 학생'은 어떤 유형일까? 조 실장은 '수시 포기 학생'을 꼽았다. 내신·비교과·논술 등을 준비하기가 버겁다는 생각에 처음부터 수능(정시)만 바라보는 학생이 적지 않다. 하지만 정시 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조 실장은 "정시 모집인원이 계속 줄어드는 데다, 재수생 성적이 워낙 뛰어나 재학생이 합격하기 어렵다"며 "지금 정시는 (재수생을 위한) 패자부활전으로 여기고, 재학생은 수시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사정관은 '학원 의존형 학생'을 꼽았다. 최근 입시 변화는 '사교육비 경감'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그는 "학원에 의존하면 2가지 손해를 본다"며 "중간·기말고사를 제대로 준비 못 해 내신성적이 떨어지며, 시간 부족으로 비교과활동 실적도 쌓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결국 대입 수시 실패로 이어진다. '지원 전형을 미리 정해 준비하지 않은 학생'도 대입에 실패하기 십상이다. 특히 서류 제출 마감 1~2일 전에 교사추천서를 부탁하는 학생도 허다하다. 김 사정관은 "제출서류를 준비하지 못해 학교에 제출기한 연장을 신청하는 지원자도 많다"며 "학교에서 이를 허용하더라도 결국 (급하게 준비하느라) 서류 내용이 부실해 대부분 불합격한다"고 지적했다. "고 3 학생 중에는 처음에는 (수시 6회 지원 기회 가운데) 4회만 지원하겠다고 결심했다가 막판에 2개를 더 넣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면 결국 준비도 못 한 전형에 지원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먼저 지원한 전형의 대학별고사나 수능 준비에도 차질을 겪어 실패하고 맙니다."

출처: 조선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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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15-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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