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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숙의 입시칼럼] 서류준비에 있어서의 전공잠재력

엄경숙의 입시칼럼] 서류준비에 있어서의 전공잠재력

 

수시에서 학생부 비중이 해마다 늘고 있다. 대교협의 발표 내용에 따르면 학생부위주 전형의 모집인원은 수시모집인원의 85.2%인 20만 5285명이라고 한다.

학생부위주 전형의 유형은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이다. 학생부교과전형은 교과의 비중이 높고 학생부종합전형은 교과의 기본 베이스 외에 비교과와 전공잠재력도 본다. (보통 전공적합성이라고 많이들 이야기 하고 있는데, 필자는 이를 전공잠재력이라고 말하고 싶다. 전공적합성이라고 표현하면 뭔가 전공관련 활동이 많이 있어야 하는 걸로 오해들을 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환경이 각기 다른 곳에서 여건에 따라 전공관련 활동을 많이 할 수 없는 경우가 더 많다. 전공잠재력은 꼭 전공관련 활동이 아니더라도 전공을 위한 기본 자세 및 토대가 되어 있는 활동이나 교과 역량, 그리고 앞으로의 발전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을 말한다.)

학생부교과전형이 그렇다고 교과만 보는 것은 아니다. 물론 교과, 즉 철저하게 성적만 보는 교과 100%인 전형을 실시하는 한양대, 외대, 건대, 동국대, 홍익대, 숙명여대 등이 있긴 하지만, 서울권 주요대학 중 연세대, 고려대, 이대 , 중앙대 등은 교과전형이지만 비교과도 함께 본다. 이렇게 비교과도 함께 보는 교과전형은 학생부종합전형의 전형요소를 가지고 있다. 다만 학생부종합전형보다 내신 비중이 크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원자의 내신수준이 높다.


<표1> 학생부 교과전형의 구분표


그러나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이러한 교과와 비교과 이외에 전공잠재력을 평가한다.
즉 서류를 보는 것이다. 자기소개서와 추천서를 평가한다.

힉생부에서 교과와 비교과를 보고 자기소개서와 추천서를 통하여 이 학생의 전공잠재력 및 성장 잠재력을 평가한다.

그렇다면 이 전공잠재력이라는 모호한 단어가 정말 입시에서 중요한 평가요소인 걸까.
전공관련 스토리에 따라 착실하게 토대를 준비하고 잠재력을 보여주는 학생이 과연 성적이 다소 낮더라도 합격하고 있는 것일까? 서류를 준비하고 있는 많은 수험생들이 한 번 쯤은 고민하고 의문을 품었을 것이다.

2015학년도 주요상위권대학의 다음 합불사례 분석표를 보면 전공잠재력의 영향이 어느 정도 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합불사례 비교표는 합격자는 내신성적이 낮고 전공관련 활동이 있는 학생, 불합격자는 내신성적도 높고 수상과 활동도 많지만 전공관련 활동이 적은 학생을 비교하였다. 즉 내신이 낮은데도 전공관련 항목이 있는 학생은 합격하고 내신성적도 높고 수상과 활동실적도 화려한데, 전공관련 활동이 없어 탈락한 경우를 분석한 것이다.

물론 위에 어느경우에 해당하지 않아도 합격한 학생들이 있다. 하지만 우수성을 갖추고도 전공관련 실적이 없어 탈락한 경우가 얼마나 되는지 우리는 여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음 비교표는 그런 의미에서 참고하기로 하자.


<표2> 2015 수시 상위권 주요대학 학생부종합전형 합격자 분석표


<표3> 2015 수시 상위권 주요대학 학생부종합전형 불합격자 분석표 


<표2>의 합격자의 분석표를 보면 그 내신성적이 <표3>의 불합격자 보다 낮은 편이며 활동이나 실적은 전공연계성이 보여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표3>의 불합격자의 분석표를 보면 내신성적도 우수하고 활동도 화려한데, 전공과 연결되지 않는 활동 및 실적등을 많이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표2>과 <표3>를 비교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은 추이를 알 수 있다. 성적은 기본만 되어 있다면 어느 정도의 성적 격차는 전공관련 잠재력을 보여 줄 수 있는 비교과나 수상, 활동 등으로 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1.2와 1.8의 내신성적의 경우 1.8의 내신성적을 가진 지원자가 기타 다른 비교과나 수상, 활동 등으로 표현된 전공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다면 1.2인데 전공관련 별다른 사항들이 없는 수험생보다 오히려 합격확률이 더 높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상위권 학생부종합전형에서 2~3등급대까지 성적이 내려간다면 웬만한 전공잠재력으로는 어필하기가 힘들어질지도 모른다.

그러니 상위권대학의 수준에 맞는 기본적인 성적은 준비되어 있어야 함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 일부 수험생들은 비교과에만 너무 치중하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 이런 점에서 유의해야 한다. 비교과 및 다른 활동 들은 훌륭한데 성적이 너무 그 대학의 수준에 맞지 않으면 대학 입학 이후의 학업성취도를 염려하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서울대학교의 일반전형 경우 이런 요건이외에 구술면접의 비중도 큰 경우는 면접의 중요성도 있지만 말이다.

그럼 전공잠재력을 보여주는 비교과나 수상, 활동 등은 어떠한 것일까?

위 <표2>과 <표3>에서 동양사학과의 합격자와 불합격자를 나란히 비교하면서 알아보자. <표2> 동양사학과 합격자는 중국어경시대회 상이 있고 <표3>의 동양사학과 불합격자는 우리역사 바로알기 대회 수상이 있다. 이 수상명칭만 가지고 판단하면 사학과라는 이름이 들어가서 역사관련 <표2>의 불합격자의 내용이 더 전공에 가까운 수상실적을 가지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여기에 숨어 있는 스토리(자소서에 표현된)에 집중해야 한다.

<표2>의 학생은 동양사학의 영역 중에서 중국역사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어서 더 깊이있게 공부하고자 중국어를 공부했고 결과도 좋았다. 그래서 의미있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고 그래서, 중국관련 동양사를 연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그런데 <표3>의 학생은 우리역사관련 수상을 가지고는 있는데, 넓은 동양사적 의미에 스토리를 두지 않고 단지 역사라는 표면적인 명칭만을 담고 있다고 생각된다. 즉 이 학생의 ‘우리역사 바로알기’라는 수상의 의미는 국사학과 관련 전공에 더 가깝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처럼 우수한 전공잠재력을 준비하고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것이 아니다. 대학에서 모집하는 학과에 맞는 우수한 인재를 선발한다는 것은 전공관련해서 갖춰져 있는 학생을 선발하려는 것이 아니다. 대학에 입학해서 전공을 수학하는데 있어서 지장이 없도록 토대와 잠재력을 갖춰져 있는 학생을 선발하려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와 많이 발전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어떤 학생들은 이 점을 잘못 이해하여 대학과정을 미리 공부해 보거나, 지망전공 대학교수들의 논문을 읽고 또 심도깊고 어려운 책을 읽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것은 전공적합성을 체크해 볼 수는 있겠지만, 무한하게 발전하거나 달라질 수 있는 전공잠재력을 보여주는 행동은 아니다.

그래서 아직 갖춰진 것은 부족하지만 전공에 대한 방향성을 정확히 알고 그 토대를 차근히 준비하고 있고 또한 그 성장속도가 빠르며,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많은 학생을 원하는 것이다.

우수성을 보여주기 위해 나열되는 수상보다 전공관련 정확한 이해 위에 노력하는 학생을 선발하고자 하는 것이다. 의미없이 나열되는 우수성보다 학업을 발전시킬수 있는 토대를 가지고 차라리 관심있는 분야의 독서를 열심히 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그래서 전공적합성이라는 말 보다 필자는 전공잠재력이라는 말을 선호한다. 많은 학생들이 이 의미를 잘 알고 서류전형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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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1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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