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과학고는 원서접수가 이미 종료됐거나 마무리 단계에 있지만 대부분 과학고들의 본격적인 원서접수는 8월 중순부터 시작이다. 이런저런 서류들을 챙겨야겠지만 끝까지 손을 놓지 말고 신경써야 할 서류는 역시나 자기소개서다. 이 시기 대다수의 자소서는 지원자 스스로 판단하기에 이미 완성됐거나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물론 평가자의 입장에서 보면 상당 수 자소서는 허점투성이다. 대부분 지원자들이 생애 첫 자소서일 수밖에 없는 만큼 자신의 실수 가능성을 끝까지 염두에 둔 마무리가 필수적이다. 고교모의지원 사이트 학원멘토가 분석한 ‘2016학년도 과학고 입시’ 여덟번째 이야기는 과고 자소서 제출 직전 마지막 점검에 관한 이야기다.
빠트린 세부항목 없나 점검
모든 치명적인 실수는 가장 기본적인 것에서 비롯된다. 자소서의 기본은 제시된 모든 문항에 대한 답변이다. 학교가 요구하는 질문들에 빠짐없이 답변하는 것이 자소서 작성의 가장 기본된 원칙인 셈이다. 특히, 대부분의 과학고는 2~4개의 많지 않은 항목 수로 자소서를 구성하지만 개별 항목 내에서 여러 가지를 묻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창원과고의 2016학년도 입시 자소서 두 번째 문항을 그 예로 들어보자.
‘수학 학습에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에서의 의미 있었던 경험과 느낀 점 등을 기술하여 주십시오. 그리고 수학 탐구활동 중에서 의미가 있었던 구체적인 사례를 선택하여 그 활동 내용과 가장 인상 깊게 느꼈던 점에 대해 기술하십시오.’
이 항목에서 학교는 지원자에게 몇 가지 종류의 답변을 요구했을까? 이를 명확히 알기 위해 해당 항목 문장을 분석하면 아래와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①의미있는 수학 학습 경험
②수학 학습 과정에서 느낀 점
③의미있는 수학 탐구활동 사례(내용)
④수학 탐구활동에서 인상 깊게 느꼈던 점
실제 지원자들의 제출 직전 자소서를 살펴보면 네 가지 질문에 모두 답변한 경우가 의외로 많지 않다. 자신도 모르게 누락된 답안지를 제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자소서 항목을 분석하기보다는 개괄적으로만 이해했기 때문이다. 각 과학고들이 보다 내실있는 자소서를 받아내기 위해 항목 구성과 단어 선택에 매년 신중을 기하며 끊임없이 개선을 추구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러한 출제 의도에 아랑곳없이 자소서 문항을 허투루 읽고 작성을 시작했다면 실패는 당연한 결과다. ‘문제에 답이 있다’는 그 흔한 명제가 자소서만큼 잘 들어맞는 경우도 드물다. 제출 직전에라도 답변 누락된 세부항목이 발견됐다면 반드시 채워 넣어야 낭패를 막을 수 있다.
마침표 늘리고 접속사 줄여야
처음엔 3000자를 어떻게 채우나 걱정이 많지만 막상 쓰다보면 글자 수를 줄이는 게 더 힘들다는 걸 알게 된다. 문제는 초과된 분량의 대부분이 풍성한 소재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잘못된 글쓰기와 필요없는 단어들의 남발, 또는 늘어진 문장이 그 원인일 수 있다. 특히 제출 직전 마지막 자소서 점검에서는 제한 분량에 다소 못 미치더라도 사족을 과감하게 줄여 가독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입학사정관들이 유사한 단어들로 가득한 수많은 자소서들을 짧은 기간 안에 모두 검토해야 한다는 현실도 간과할 수 없다.
이러한 여건에서 잘 읽혀지기 위한 글의 첫 번째 조건은 짧은 문장과 개연성있는 전개다. 장문이 잘 읽혀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마침표는 아끼지 말되 접속사는 가급적 삼가는 것이 요령이다. 한 문장 안에 들어간 단어 수가 띄어쓰기 기준 15~20개 이상이라면 해당 문장을 줄이거나 나눠쓸 것을 고려한다. 이 과정에서 '그런데, 그러나, 그래서, 그리고, 하지만' 등의 접속사가 남발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접속사는 때때로 문장을 환기시키기에 유용하지만 적절한 사용이 쉽지 않아 가급적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마침표를 늘리고 접속사를 줄였음에도 문장과 문장의 연결이 매끄럽다면 비교적 성공한 글쓰기로 평가될 수 있다. 자소서가 문장력을 평가하는 서류는 아니지만 기본 맞춤법이나 오타 점검도 필수적이다. 실제 지원자들의 자소서에서 발견되는, 작지만 가장 흔한 실수는 -은(는), -이(가), -을(를) 등의 조사 누락이었다.
출처: 조선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