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자인 김정배 國史편찬위원장 인터뷰]
"극우 인사도 배제… 집필진 2~3배 늘려 老壯靑 아우를 것
史學界, 다른 학자들이 근현대사를 어떻게 보는지 自省을"
국정(國定) 한국사 교과서 편찬을 책임질 국사편찬위원회 김정배(75) 위원장은 1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본지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대한민국의 역사를 쓰는 게 나의 소신"이라며 "전교조처럼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는 인사를 포함해 극좌는 물론 극우 성향 인사도 집필진에서 배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명망 있는 명예교수부터 젊은 교사·교수까지 다양한 시각의 노·장·청(老·壯·靑)을 아우르는 학자들로 집필진을 꾸리겠지만, '대한민국의 정통성'마저 부인하는 집단은 참여시키기 곤란하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또 새 국정교과서를 만들 때는 기존 역사학자 위주의 집필진에서 과감하게 탈피해 정치·경제·사회학자 등도 현대사를 쓰는 데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나 개인적으로도 역사학자지만, 역사학자인 국사편찬위원장이 역사학자들만 모여 근현대사를 쓰지 않겠다고 한 것이 무엇을 뜻하겠느냐"며 "역사학계에서 자정(自淨)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을 느끼고, 다른 학자들이 근현대사를 어떻게 보는지 듣고 자성(自省)하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근현대사 단원 집필진에는 역사학자 이외에 사회과학자들이 다수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현행 검정 체제(출판사별 5~9명)보다 집필진을 최소 2~3배 이상 늘리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고교 '한국사'는 18~20명, 중학교 '역사'는 30명 이상 집필진을 구성하려고 한다"며 "이 또한 다양한 시각을 갖춘 인사를 교과서 집필에 참여시키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중학교 역사 교과서는 서양사까지 일부 포함돼 고교 집필진보다 더 많은 숫자가 필요하다고 김 위원장은 밝혔다.
교육부는 국정 한국사 교과서 책임 편찬 기관으로 국사편찬위원회를 지정하기로 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1974년부터 2010년까지 국정 역사 교과서를 편찬해 왔고, 이후에도 교과서 검정 업무를 계속해 왔다.
중·고교 2017년부터 國史 국정 교과서로
교육부는 이날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는 내용의 '중·고등학교 교과용 도서 국·검인정 구분(안)'을 행정 예고했다. 민간 출판사가 발행하는 검정 한국사 교과서가 2017년부터 국가가 만드는 국정교과서로 바뀌는 것이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청소년이 균형 잡힌 역사 인식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객관적 사실에 입각한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출처: 조선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