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부터 7월 초에 대부분의 기말고사가 진행된다. 내신은 워낙 꼼꼼하게 교재 구석구석과 선생님의 가르침에서 출제되므로, 철저한 이해와 준비가 필요하다. 이런 준비 과정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대표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방법은 당연히 ‘노트 필기’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 성향도 그렇고, 세상이 워낙 ‘스마트’하다 보니 필기 자체를 많이 하지 않기도 하거니와, 필기를 하라면 어쩔 줄 몰라 시간만 쓰게 되기도 한다. 어린아이들일수록 이런 면이 더 많아지는 것 같다. 예전엔 당연히 내신 공부를 하려면 스스로 내용을 요약하고 노트 필기를 해야만 했었는데, 대체 어떻게 그렇게 자연스레 노트 필기를 할 수 있었을까? 딱히 배운 것도 아니었던 터인데 말이다.

노트 필기하는 것도 할수록 느는 것 같긴 하다. 반대로 안 하다 보면 어렵긴 하다. 필자도 최근 노트를 해야 하는 강의를 들어야 했다. 그동안 딱히 필기 노트를 만들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낯설기도 하고 감이 잘 오지 않았다. 덕분에 강의 내용을 거의 다 베끼는 수준으로 옮겨 적게 되었다. 문득 노트를 보니, 필기를 그동안 등한시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스스로도 반성하게 되었다. 하물며 우리 아이들이 중요한 사항을 정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까라는 생각까지 이르게 되었다. 노트 필기를 시작하는 것조차 엄두가 안 나는 친구들에게 어떻게 그 시작을 알려줘야 할까?
 

실제 얼마 전 어린 학생을 만나며 내신을 위해 노트 필기를 시킨 일이 있었다. 아직 어리기도 하고, 해본 적이 없어 어려워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혼자 하지 말고, 쉽게 접근하자고 알려준 방법이 있다. “우선은 똑같이 써보자.” 대부분의 학생이 가지고 있는 문제집을 보면, 앞부분에 아주 짧게 약 1~2페이지 정도의 간략한 설명이 있다. 그 설명을 보면, 번호로 카테고리를 잘 나눠두었고, 목차의 순서도 일목요연하다. 차라리 그 문제집의 내용 설명에서 구체적 설명을 제외한 작은 제목까지만 베끼라고 한다. 따라서 자세한 설명을 제외하더라도 기본적인 내용은 틀은 잘 정리되게 된다. 그리고 자세한 설명을 다시 읽으면서 추가 키워드만 다른 색 펜으로 옆에 써두라고 한다. 이것도 굳이 너무 자세히 쓸 필요는 없다. 이런 이유로 자습서보다는 문제집을 활용해서 정리하는 것을 따라 해보라고 한다.

만약 키워드 찾기도 어렵다면 일단 베껴보라고 한다. 스스로 정리를 할 능력이 없다면, 우선 똑같이 써보라고 한다. 같은 방식으로 쓰면서 몇 차례 연습을 하면,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정리를 어떻게 하는 것인지 경험해볼 수 있다. 그렇게 경험이 자꾸 쌓이고, 기억해서 다시 써보고를 반복하면 스스로 노트 정리하는 법을 익힐 수 있다. 물론 베끼기만 여러 번 한다고 느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본인이 써본 노트 필기를 기억해보며 스스로 다시 2번, 3번 써보려고 해야 는다. 베끼는 것은 단순 행동 과정이라 크게 학습적인 효과를 보기 어렵다. 공부의 가장 핵심은 스스로 ‘머리’를 쓰는 데 있다. 그러기 위해 가장 단순한 방법은 우선 따라 써보고, 기억에 의존해서 한번 더 써보는 것이다. 한번 해보자. 어린 학생들에게도 꽤 효과적이다.